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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리니지 명성…지나친 과금은 눈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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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리니지 명성…지나친 과금은 눈살

Jeremy.Park 2017. 1. 9. 11:49
  • 강승태 기자
  • 입력 : 2017.01.09 09: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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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혈통이란 뜻이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심장과 같은 게임이다. 엔씨는 리니지를 통해 일약 국내 최고 게임 기업으로 등극했다. 엔씨가 어려울 때마다 새로운 리니지 시리즈는 큰 힘이 됐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엔씨는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눈에 띄는 모바일 게임을 내놓지 못하면서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도 리니지는 구원투수였다. 엔씨가 모바일용으로 선보인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대박 조짐이 보인다. 

하지만 이번엔 엔씨만 리니지를 내놓은게 아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강자,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 또한 리니지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다. ‘리니지2 : 레볼루션’이다. 두 기업이 일주일 간격을 두고 동시에 서로 다른 모바일 리니지 게임을 내놨다. 엔씨와 넷마블의 ‘리니지 경쟁’이 게임업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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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넷마블게임즈가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위)과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넷마블 리니지 출시 배경은 

▷엔씨 지식재산권 이용 가능 

리니지의 모든 지식재산권(IP)은 엔씨가 갖고 있다. 넷마블은 어떻게 ‘리니지’를 출시할 수 있었을까. 

잠시 시계를 돌려보자. 2015년 1월 27일. 김택진 엔씨 대표는 곤경에 빠졌다. 당시 엔씨 최대 주주였던 김정주 넥슨 회장이 엔씨 지분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권 참여’로 변경했기 때문. 넥슨은 최대 주주란 지위를 활용해 엔씨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포했다. 또 최대 주주 자격으로 엔씨에 8가지 요구 사항을 ‘주주 공문’ 형식으로 발송했다. 

김택진 대표는 즉각 반발하며 해법을 강구했다. 보름 만에 그는 묘수를 찾았다. 넷마블과 지분 교환을 단행한 것. 엔씨는 넷마블의 신주 9.8%를 약 3800억원에 사들이며 넷마블의 4대 주주가 됐다. 또 넷마블은 약 3900억원을 투자해 엔씨 자사주 8.93%를 인수해 엔씨소프트 3대 주주가 됐다. 김택진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이번 제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넥슨의 경영권 참여를 방어하기 위함’이란 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이를 통해 김택진 대표는 넥슨보다 우호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결국 넥슨은 지난해 10월 엔씨 지분 전부를 매각했다. 

엔씨는 넷마블과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절대 외부와 공유하지 않겠다던 엔씨 IP를 넷마블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엔씨 IP는 이전 최대 주주였던 넥슨과도 공유하지 않았던 핵심 자산이다. 이 협력을 통해 넷마블은 엔씨의 상징과도 같았던 ‘리니지’란 게임을 넷마블의 이름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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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로 겨루는 양 사 

▷초반 승부는 넷마블 우위? 

꾸준히 협력관계가 유지됐던 엔씨와 넷마블 관계는 최근 묘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엔씨가 12월 1일 넷마블 자회사인 ‘이츠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 이츠게임즈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아덴’을 선보인 기업이다. 엔씨는 아덴이 자사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두 기업의 리니지 모바일 게임이 동시에 출시하면서 양 사 ‘리니지 전쟁’이 불가피해졌다. 먼저 엔씨는 12월 8일 리니지 레드나이츠(이하 레드나이츠)를 출시했다. 엔씨가 선보인 첫 모바일 게임이자, 2012년 ‘블레이드앤소울’ 이후 엔씨가 4년 만에 처음 내놓은 자체 개발 게임이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다는 게 엔씨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레드나이츠는 한국 시장에서만 하루 평균 5억~1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운로드 숫자는 150만건을 넘어섰다. 

레드나이츠는 엔씨의 모바일 시장 안착, 성장동력 부재 등의 우려를 한꺼번에 날릴 수 있는 중요한 열쇠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엔씨의 이 같은 행보에 넷마블은 ‘리니지2 :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을 선보이며 제동을 걸었다. 

레드나이츠보다 6일 늦게 출시한 레볼루션의 흥행 성적표는 오히려 더 좋다. 사전예약에만 300만명 이상 몰렸다.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동시에 석권했다. 레볼루션의 첫날 하루 매출은 대략 70억원, 동시 접속자 숫자는 4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기록이다. 출시 100일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넷마블의 ‘레이븐’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크다. 

사전예약 때만 해도 레볼루션의 서버 채널 수는 100개였다. 출시 이후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서버 접속이 원활하지 않자, 넷마블은 서버 수를 130개로 늘였다. 레볼루션을 개발한 넷마블네오 관계자는 “혈맹 시스템, 수백 명이 동시에 전장을 누비는 공성전 등 원작 게임 ‘리니지2’ 특징을 모바일에 그대로 담았다. 공간 제약 없이 실시간 전투가 가능하며 PC판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현재 앱 다운로드 수는 레볼루션과 레드나이츠가 1, 2위를 기록할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넷마블은 레볼루션을 발판으로 해외 모바일 게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2017년 상반기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등 세계 시장에 레볼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중국 배급은 세계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가 맡을 예정이다. 

엔씨 또한 판로 개척에 열심이다.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이어 2017년 1분기에는 중국에도 레드나이츠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출시 초 흥행 성공했지만 

▷잦은 서버 튕김 불만도 

두 리니지의 성과는 엔씨와 넷마블 양 사 모두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넷마블은 당장 2017년 초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정유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레볼루션의 성공적 출시로 넷마블의 2017년 순이익은 약 1000억원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2조원의 기업가치가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씨는 첫 모바일 게임 레드나이츠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자신감을 얻었다. 레드나이츠와 레볼루션 IP로열티 수익으로 첫 연매출 1조원 돌파를 노린다. 

다만 양 사 리니지 모두 초반 흥행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지금은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픈 효과’가 있고 ‘리니지’라는 명성이 크게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몇몇 문제점을 극복하지 않으면 모바일 리니지의 성공은 ‘용두사미’로 전락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벌써부터 국내 게임 유저 사이에서는 레드나이츠와 레볼루션 평가가 좋지 않다. 특히 레볼루션은 잦은 서버 튕김 현상과 버그 등으로 불만이 크다. 구글플레이 레볼루션 평점은 2.8점(5점 만점)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두 게임은 과도한 요금 정책으로 비판받는다. 일정 시기가 지나면 유료아이템 없이 게임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둘 다 무료 게임인 만큼 일정 부분 과금 유도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
 하지만 두 게임은 정도가 너무 심해 자칫 사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숭실대 예술창작학부 교수)은 “과금 정책도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용자 대거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유료 아이템 의존도를 낮추고 기획력을 높여 게임의 차별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90호 (2017.01.05~01.10일자) 기사입니다]

링크 : http://news.mk.co.kr/newsRead.php?no=18361&year=2017